주식 : 아르헨티나 정부의 국영 뉴스통신사 텔람 탄압 논란이 장기화되고 있다. 텔람 직원 780명은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간) 강제로 사옥 밖으로 쫓겨난 후 현재까지 건물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텔람 홈페이지는 접속 불가능 상황이다. 텔람 노동자들은 노숙농성을 하고, 별도 홈페이지를 만들어 취재 보도를 계속하고 있다.

investing : 아르헨티나 정부는 국영 뉴스통신사 텔람 폐쇄 절차에 돌입했다. 경찰은 3일 텔람 사옥으로 가 직원들을 내쫓았으며, 건물 출입을 통제했다. 텔람 온라인 홈페이지도 닫혔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지난 1일 의회 연설에서 “텔람이 좌파 정권의 선전기관으로 사용됐다”고 밝힌 뒤 벌어진 일이다.

이후 텔람 직원들은 텔람 정상화를 위한 투쟁에 나섰다. 아르헨티나 언론 프렌사오브레라의 21일자 보도에 따르면 텔람 직원들은 텔람 사옥 밖에서 노숙농성 중이다. 텔람 직원들은 프렌사오브레라에 “텔람은 폐쇄되지 않을 것이다. 한 달이 걸리든, 두 달이 걸리든, 4년이 걸리든 텔람은 여전히 존재할 것이며 우리는 어디도 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토마스 엘리아셰프 텔람 기자는 지난7일 미디어오늘에 “이번 사건은 아르헨티나 언론 자유에 대한 공격”이라며 “정부 조치는 단순히 텔람 직원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미디어 전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토마스 기자는 아르헨티나 정부와 정부 지지층이 언론에 적대적인 태도를 취한 경우가 많았다면서 “저널리즘에 적대적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했다.

토마스 기자에 따르면 지난달 밀레이 대통령이 발의한 옴니버스 법이 국회에서 논의되는 중, 아르헨티나 군대가 취재 중인 언론인에게 물리적인 공격을 하는 사건이 불거졌다. 군대는 언론인에게 고무탄·최루탄을 발사했고, 이 때문에 30명 이상의 언론인이 부상을 당했다고 한다.

현재 텔람 기자들은 소모스텔람이라는 홈페이지를 개설해 기사를 작성하고 있다. 텔람 직원들은 SNS에서 홈페이지 개설 소식을 알리며 “일방적이고 예상치 못한 결정으로 평소와 같은 활동을 할 수 없게 됐다. 소모스텔람에 기사를 남기고자 한다”고 밝혔다.

텔람 폐쇄를 두고 법정 공방이 진행될 예정이다. 아르헨티나 보수 성향의 일간지 라나시온은 지난 14일 <시장은 테람 폐쇄를 막기 위해 금지 명령을 신청했으며, 정부가 “무지”하게 행동했다고 말했다> 보도에서 아르헨티나 에스테반 에체베리아 지역 시장인 페르난도 그레이가 텔람 폐쇄를 막기 위해 소송에 돌입했다고 전했다. 라나시온은 “텔람 폐쇄는 정부의 무지, 제도적 오만함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페르난도 시장의 발언을 전했다.

폐쇄 이유로 ‘편향성’ 꼽혔지만… 아르헨티나 언론 “편향된 주장”

밀레이 대통령이 텔람 폐쇄 이유로 ‘편향성’을 들었다. 하지만 토마스 기자는 “우리는 당파적이지 않다”며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주제를 객관적으로 보도하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고 했다. 프렌사오브레라는 지난 19일보도 <밀레이는 “친절한” 미디어에 광고비로 수백만 페소를 지불하고 텔람에 대한 비용은 절감한다>에서 “(텔람이 좌파 정권의 선전기관이라는 건) 편향된 주장”이라며 “여러 정권이 텔람을 장악하려 했지만 직원들은 저항을 멈추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은 ‘적자’를 텔람 폐쇄 이유로 들고 있다. 텍사스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에서 운영하는 언론 라탐저널리즘리뷰의 13일자 보도에 따르면 밀레이 대통령 대변인은 텔람이 올해 200억 페소(한화 310억 원)의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는 과장된 수치일 수 있다. 텔람은 2021년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당시 유료로 제공되던 뉴스콘텐츠를 전면 무료화했는데, 그해 적자는 23억 원에 불과했다. 텔람 전 사장인 베르나르다 요렌테는 BBC와 인터뷰에서“(200억 페소 적자는) 근거 없는 수치”라고 했다.

‘적자 해소’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밀레이 대통령이 자신에게 우호적인 언론사에 대해 재정 지원을 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밀레이 대통령은 지난 1일 텔람 폐쇄를 공식화하면서 “아르헨티나 같은 가난한 나라에서 언론에 돈을 쓰는 건 부도덕한 행위”라며 “정부는 1년 동안 공식적인 언론 광고를 취소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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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사오브레라는 19일자 보도에서 아르헨티나 정부가 지난 1월31일 자신에게 우호적인 언론사에 6400만 페소(1억46만 원)를 전했다고 밝혔다.구체적으로 아르헨티나 언론부 장관인 세레넬리니가 공직에 진출하기 전 근무했던 언론사 라나시온에 916만 페소(1437만 원), 밀레이 대통령을 가장 많이 인터뷰한 프로그램 라코니스에 70만 페소(109만 원)가 전달됐다. 아르헨티나 언론 오르사이는 21일 <정부가 우호적인 기자들에게 6400만 페소를 할당했다> 보도에서 “언론사에 할당된 공적 자금의 공정성에 의문이 제기된다”고 했다.

캐나다 토론토에 본사를 둔 비영리단체 세계평화를 위한 기구는 지난 20일 논평을 내고 “이번 결정은 아르헨티나 언론 자유에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킨다. 나아가 아르헨티나 시민권과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기도 하다”며 “국제사회가 아르헨티나를 면밀하게 감시해 정부가 언론 자유의 기본 원칙을 지키도록 압력을 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