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부산에서 '1992'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었다는 화제 기사가 쏟아졌다. 한 위원장 때문에 티셔츠에 대한 문의가 속출하고 있다는 보도도 마찬가지다. 반면 한 위원장이 '김건희 리스크' 등 언론의 현안질문을 거부했다는 보도는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다.

언론은 지난 2022년 4월윤석열 대통령 당선 이후 김건희 씨의 '후드티' '청치마''슬리퍼'를 대대적으로 다뤘다.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등 각종 의혹이 불거진 상황이었다. '패션 보도'가 차지하는 비중만큼 권력감시 공간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부산을 찾아 1박 2일 일정을 진행한 한 위원장이 10일 일정 도중 '1992'라는 숫자가 적힌 티셔츠로 갈아입고 부산 시민들을 만났다는 내용의 기사는 11일 오후 네이버 기준 70여 건에 이른다.

부산을 연고지로 둔 프로야구단 롯데자이언츠가 마지막으로 우승한 해가 1992년으로, 한 위원장이 패션을 통해 부산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는 게 주된 보도 내용이다. 여기에 일부 언론은 온라인쇼핑몰에서 한 위원장이 입은 티셔츠가 실시간 랭킹 상위권에 오르고 있다고 중계했다.

한 위원장 '1992 티셔츠'의 '의미'는 국민의힘 관계자들로부터 나왔다. 10일 밤 8시 22분 채널A는 기사<부산 찾은 한동훈, 1992 티셔츠로 갈아입은 사연은?>에서 "당 관계자들은 한 위원장이 노타이에 하얀 셔츠를 입고 일정을 소화하다 오늘 저녁 부산 자갈치시장 방문 일정부터 편한 차림의 티셔츠로 갈아입었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가 '1992 티셔츠' 의미를 짚은 첫 보도로 추정된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채널A에 "프로야구 구단 롯데자이언츠가 마지막 우승한 해가 1992년"이라며 "부산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채널A는 "1992년 불굴의 의지로 우승을 일궈낸 롯데 자이언츠처럼 우리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부산 시민들에게 전한 거라는 해석"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채널A는 "한 위원장은 오늘 부신사당 당직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과거 부산지역으로 좌천됐던 때를 언급하며 '저는 그때 저녁마다 송정 바닷길을 산책했고, 서면 기타학원에서 기타를 배웠고, 사직구장에서 롯데 야구를 봤다'고 떠올렸다"고 덧붙였다.

채널A 보도 이후 <'1992' 맨투맨 입고 자갈치시장 찾은 한동훈 "부산 너무나 사랑">(연합뉴스), <롯데 1992 기념티 입고 씨앗호떡 맛본 한동훈 "부산에 더 잘하겠다">(뉴스1), <부산서 코트 벗은 한동훈 티셔츠에 '1992'… 숨은 의미는?>(조선일보), <코트 벗었더니 '1992'가 떡하니…한동훈 "부산 사랑한다">(MBN), <온몸으로 '부산 사랑'… 한동훈 입은 '1992 맨투맨' 무슨 뜻?>(중앙일보), <한동훈이 입자 '관심 폭발'…'1992 맨투맨' 판매 1위 올랐다>(한국경제), <한동훈이 입은 ‘1992 맨투맨’…“나도 살래” 판매량 1위 오르기도>(서울신문), <한동훈 '1992 티셔츠' 의미는?>(YTN), <죽어도 자이언츠…한동훈의 ‘1992 티셔츠’ 관심 폭발>(세계일보), <쇼핑몰에서도 1위…한동훈 입은 ‘1992’ 티셔츠 의미 알면 깜짝 놀랄걸>(매일경제) 등 관련 보도가 쏟아졌다.

한국경제는 11일 [단독]<한동훈 티셔츠 숫자 '1992'의 비밀, 대표가 직접 밝혔다>에서 한 위원장 덕분에 "너무 행복하다"는 1992 티셔츠 회사 대표의 말을 전했다.회사 대표는 코로나19 여파로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입사한 직원에게 힘을 실어주고 싶어 직원의 출생연도를 티셔츠에 기재했다고 말했다. 한국경제가 말하는 '1992의 비밀'이다.

한 위원장은 이번 전국 순회 일정에서 '김건희 리스크' 등 정치 현안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을 한동안 받지 않았다. 한국일보·더팩트·TV조선·중앙일보 보도를 종합하면, 한 위원장은 이틀에 걸친 강원도당 신년인사회, 대한불교천태종 구인사 방문 등의 일정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응하지 않고 준비된 발언만 소화했다.

한 위원장은 구인사에서 현안 관련 질의가 이어지자 "(여기서)다른 걸 이야기하는 건 좀 이상하다"며 "우리 불교의 중요한 행사에 참석해 관계자들께 인사드리러 온 것"이라고 말한 뒤 이동했다. 국민의힘 공보국이 취재 신청을 받아 버스를 대절한 행사였지만 기자들은 한 위원장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김건희 특검법, 이태원 참사 특별법, 공천관리위원 인선 등 한 위원장에게 현안에 대한 설명책임이 쏠려 있었다. 한국일보는 "법무부 장관 재직 시절과 비대위원장 취임 직후 취재진과 문답을 대국민 메시지 전달 창구로 적극 활용하던 것과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라고 평했다.

한 위원장은 이태원 특별법이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다음 날인 10일이 돼서야 침묵을 깼다. 한 위원장은 경남도당 신년인사회 후 "특별감찰관은 이미 존재하는 제도이니, 국회에서 추천만 하면 된다"며 "민주당과 특별감찰관 추천에 대해 협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을 논의해야 특별감찰관 추천 논의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 위원장은 이태원 특별법에 대해서는 "야당이 주도하는 특조위가 1년 반 동안 조사를 한다면 국론이 분열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원내에서 신중하게 논의할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후 '1992 티셔츠' 보도가 쏟아졌다.

한 위원장 '1992 티셔츠' 보도는 김건희 씨 '패션 보도'를 떠올리게 한다. 김건희 씨는 대선기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논문 표절 의혹, 학력·경력 위조 의혹 등에 휩싸여 공개활동과 거리를 두고 있었다.윤 대통령이 당선되자 시작된 김건희 씨의 공개활동은'패션 보도'와 뗄 수 없다.

연합뉴스는 2022년 4월 4일 <김건희 여사, 尹당선인 취임 전 공개활동 개시 검토>기사에서 김건희 씨가 후드티와 청치마, 슬리퍼라는 수수한 차림으로 폭발물 탐지견을 끌어안고 자택 근처에서 이웃 주민들에게 목격됐다고 전했다.해당 기사의 사진출처는 '독자 제공'이었는데, 인수위가 제공한 사진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연합뉴스 보도 후 타 언론사 기자들이 자신들도 '독자 제공'으로 처리하겠다고 요청하자인수위에서 사진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당시 언론이 내놓은 <김건희 '완판녀' 등극…난리난 '3만원 슬리퍼' 뭐길래>(한국경제 2022년 4월 5일), <"후드티 돌려입으신다"…김건희 '재활용 코디' 화제>(서울경제 2022년 4월 5일), <김건희 여사, 첫 공식 패션…`흰색은 단아·순수·백의민족`>(디지털타임스 2022년 5월 10일), <사찰 찾은 김건희 치마 또 눈길… 5만원대 쇼핑몰 옷이었다>(조선일보 2022년 5월 4일), <또 '문신템 팔찌 2개' 찼다… 김건희 손목위 '네잎클로버' 뭐길래>(중앙일보 2022년 6월 13일) 등의 기사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후에도 언론은 김건희 씨와 관련해 가방, 셔츠, 운동화, 팔찌 등에 주목하며 '완판' '품절 대란' '관심 폭주' 보도를 이어갔다. <"영부인 가방 맞죠?" 난리 난 토트백… '김건희 팔찌'도 화제>(뉴스1 2022년 6월 14일), <하루 새 90만원 껑충… 김건희 여사 착용 주얼리 최대 10% 인상>(매일경제 2022년 10월 13일), <UAE 순방 동행한 김건희 여사 가방 '품절 대란'>(세계일보 2023년 1월 17일)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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