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vesting : 의정(醫政) 갈등이 여당의 총선 참패로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강경했던 정부는 원칙 고수와 유연한 대응 사이에서 우왕좌왕하고 있다. 의료계는 단일 안을 내놓기는커녕 심각한 내홍을 앓고 있다. 대화는 오리무중이다. 사태의 장기화마저 우려된다.

소통 통로가 막혀 요지부동의 상태일 때 필요한 건 ‘중재자’다. 지금 그 역할을 맡을 적격자는 국회, 특히 야당이다. 범야권은 총선에서 190석을 넘는 ‘거야(巨野)’의 신기원을 이뤘다. 입법 권력의 2/3를 거머쥐었다면 걸맞은 국정 책임을 지라는 민심의 명령도 동시에 받은 것이다. 곤경에 처한 정부 여당을 나 몰라라 하는 건 책임 있는 정당의 자세가 아니다. 무엇보다 국민 고통이 점점 커지고 있지 않은가.

국무총리와 대통령실 참모진의 사의, 여당 지도부 부재, 개각 압박 등으로 정부 여당이 갈등을 능동적으로 풀어갈 동력을 잃어버린 상태다. 2025학년도 대입부터 적용될 대학별 의대 증원 인원이 이미 발표되지 않았나. 돌파구를 열기 위해서는 시간이 촉박하다. 국민 피해가 커지고 있는 의료 현장도 마냥 방치할 수 없다.

뻘밭에 왜 발 담그려는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야당은 정치적 계산과 이해득실을 떠나 국민 고통에 마음을 열어 ‘중재’를 자임하길 요청한다. 총선 민의였다고 민주당이 거듭 강조해온 ‘협치’의 물꼬를 틔우는 일이기도 하다. ‘협치’는 일방적 요구나 말로만 이뤄지지 않는다. 거야가 정부 여당에 먼저 손을 내밀어 민의를 받드는 게 몸집에 걸맞은 성숙한 자세다. 이게 의사 편도 정부 편도 아니고, 이재명 대표가 총선 직후 약속한 ‘국민의 충직한 도구’로서의 마땅한 책무이지 않겠는가.

강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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