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씨의 사전투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9일, 그러나 이를 보도하는 언론들은 거의 없었다. 이튿날인 10일 조간 신문들을 봐도 이를 전하는 곳은 경향신문, 한겨레, 세계일보 등 소수였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 보수 유력 언론들에서는 아예 찾아볼 수조차없었다.

재원 : 대통령 부인의 투표는 본래 ‘뉴스’가 되는데다 특히 김건희 씨가 4·10 총선에 모습을 드러낼지는 어느 대통령 부인의 투표보다 관심이 집중돼 왔다. 투표를 할지 말지 여부에서부터 언제 어디서 투표를 할 것인가까지 많은 국민들의 관심의 대상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언론의 이같은 외면과 무시는 상식적이지 않다. 특히 선거전에서는 주요한 인물의 사소한 발언이나 행동도 언론 보도의 표적이 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더더욱 납득하기 어렵다.

김건희 씨의 사전투표 사실을 4일이나 지난 시점에서 뒤늦게 전하는 언론들의 보도에서도 중요한 것이 빠져 있었다. 문화일보의 기사는 “김 여사는 지난해 12월 15일 윤 대통령의 네덜란드 순방에 동행한 이후, 공개 일정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면서 “야권 인사들로부터 정쟁의 표적이 되지 않기 위한 의도로 관측된다”고 썼다. 이 기사는 김건희 씨가 공개적인 자리에 나타나지 못해 온 것을 ‘정쟁’을 피한 외출 자제로, 명품백 수수 등 숱한 의혹과 비판이 제기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공중 노출을 피하는 것을 야당의 정치공세 때문에 외출을 ‘삼가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

세계일보도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속에 대외활동을 자제하고 있다”고 쓰고 있다. 국민들의 눈으로부터 피하고 나서지 못하는 것을 ‘자제’로 표현하고 있다.

투표 사실을 뒤늦게 전하는 언론들까지 포함해 대통령 부인의 비공개 투표라는 ‘이례적인’ 결정을 한 것이나 사실상의 ‘몰래 투표’를 대통령실이 공개하지 않았던 것에 대해서는 제대로 지적하지 않고 있다.

사전투표 때 김건희 씨는 경호원들과 함께 사진사도 대동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김건희 씨의 투표 모습을 촬영한 사진을 왜 공개하지 않는지에 대해서도 질문을 하지도 사진을 달라고 요구하지도 않는다.

다수 언론들의 이같은 김건희 씨 몰래 투표에 대한 외면과 무시는 결과적으로 윤석열 정권의 지난 3,4개월간의 ‘김건희 감추기’에 사실상 동조하는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김건희 씨가 연루된 '명품 가방 수수 의혹' 등 '김건희 발 추문'들이 선거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김건희 씨의 중요 동정에 대한 언론의 이 같은 외면은 김건희 씨의 활동을 중계방송하듯 전하던 이들 언론의 과거 보도 태도와 상반된다. 김 씨가 공중 앞에서 모습을 감추기 전까지만 해도 다수의 언론들은‘김건희 홍보’ 언론이라고 해도 될 정도였다. 특히 지난해 지난해 5월 대통령실이 공개한 사진 한 장에는 김건희 씨에 대한 언론의 홍보 보도의 배경이 잘 드러나 있다. 미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 길에 오른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전용기 내 동행한 취재진에게 인사를 하러 왔을 때 일부 기자들은 김건희 씨에게 ‘셀카’ 촬영을 요청했다. 김건희 씨 관련 의혹들에 대한 질문은 없었다. 기자들이 김씨와 활짝 웃으며 셀카를 찍는 장면은 다시 대통령실 전속 사진사가 찍어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인터넷과 SNS는 들끓었다. ‘기자가 질문은 안하고 셀카놀이 하고 있나’ 등의 비난이 쏟아지자 대통령실은 몇 시간 만에 사진을 홈페이지에서 지워버렸다.

김건희 씨의 '몰래 사전투표'에 대해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대한민국 역사에서 영부인이 공개적으로 투표하지 않은 걸 본 적이 없다. 무엇이 부끄럽고, 무엇이 두려운가”라고 비판했다.

언론이 묻지 않는 질문, 제기하지 않는 비판을 대신 한 셈이다. 언론의 4.10 총선보도의 현실을 또 한 번 보여주는 모습이다.